170528  사간동 '금호미술관 - 빈 페이지 (Blank Page)' → 사간동 '갤러리 현대 - 프랑수아 모를레 (Francois Morellet)'展일산 베트남음식점 '재이식당'

 

 

 

금호미술관 '빈 페이지 Blank Page'


2017.5.24 - 8.31

입장료 : 성인 5,000원

 

 

 

일요일 오전 일찍 나와서 삼청동 '금호미술관'.

금호미술관 정말 오랜만이다...

아들 초등학생 때는 이곳에서 매년 꽤 괜찮은 전시가 있어서 종종 왔는데.


이번 전시는 젊은 미디어 아트 / 설치 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이기도 한 문준용 작가의 작품도 전시되어있다.

사실 이 전시를 보는 내내 관람객이라곤 우리뿐이었고 나갈 즈음 되어서야 커플 한팀이 들어오던데...

그렇게까지 외면받을 전시라는 생각을 절대로 들지 않았다.


특히 지하 1층 전시와 1층 전시, 3층 전시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지하 1층 김주리 작가의 설치 작품은 관람을 마친 뒤 나가기 전 다시 한번 들러 봤을 정도로 여운이 길었다.

 

 

 

 

오전 10시 좀 넘어서 도착.

오픈 시간에 딱... 도착하려 했으나 금화터널 지나 고가를 드라마 촬영한답시고... 세상에 모조리 다 막아버려서 우회하는 통에 엄청 혼잡스러웠다.

 

 

 

 

 

 

 

 

완전 짜리몽땅 그 자체인 내 사진도.

 

 

 

 

 

 

 

 

 

 

 

 

 

 

 

 

 

 

 

 

 

 

먼저...

지하 1층.

박재영 <아일랜드 에피소드 : 스쳐 지나가던 사람들> 2017.

전시장 입구에 '어린이 동반시 주의 요망'이라고 적혀 있다.

캄캄한 전시장 안, 한쪽 벽 틈 아래로 누군가 계속 왔다갔다 하는 듯 그림자가 보이고 난데없이 문을 열려고 하거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사실 다른 소리들도 들리는데 워낙 이 소리들의 임팩트가 강해서 잘 기억이 안난다.

개인에 따라서 무척 공포스럽게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방안에 있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그 어떤 위협도 허구일 수 있으나 어두운 공간이라는 이유만으로 관람객은 익숙한 소리들에 경계심을 갖게 되고 허구적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

어두운 방, 벽 틈 아래로 보이는 그림자, 일상의 소리만으로 관람객의 신경세포를 이토록 날뛰게 만들다니.

이 작품 아주 영민한 작품이란 생각이 들더라.

와이프는 처음엔 엄청 무서워하더니... 관람을 마치고 나가기 전 다시 들러서는 저 벽을 향해 다가가선(위 사진보면 우측에 와이프가 걸어가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인다) 손잡이가 있는지 확인한다고 했다가 마침 크게 울린 '덜컥' 소리와 손잡이가 떨리는 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 돌아나왔다.ㅎ

 

 

 

 

 

 

 

 

3층 박여주 작가의 작품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던,

김주리 작가의 <일기(一期) 생멸(生㓕) Ⅱ>, 2017

장막을 걷고 들어가면 펼쳐지는 이 공간은 작은 탄성을 지르게 한다.

 

 

 

 

 

 

 

 

사진찍기... 매우 어려운 공간(당연히 플래쉬 터뜨리지 않았음).

ISO 1600에서 셔터 스피드가 1/10~2.4초...까지 나오던.ㅎㅎㅎ 뭣보다 이놈의 카메라가 촛점을 못잡아서 수동으로 맞춰서 찍어야하만 했다.-_-;;;

사진이 엉망이라... 그냥 참고만 하시길.

실제로 이 공간에 들어가면 이 따위 사진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받으실 것임.


 

 

 

 

 

 

 

마른 들쑥으로 마치... 자연의 일부가 그대로 재현된 듯한 이 공간은 마른 들쑥의 강한 향과 세개의 인공 조명으로 구성되어있다.

바닥에는 살짝살짝 비닐(?)이 깔려있는데 조명에 비쳐 반짝거리는 모양이 마치... 실제 물이 흐르는 곳이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이 전시 공간엔 계속 자연의 소리들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 나오는데,

관람객들은 이 공간이 인공적인 공간임을 분명히 인지하면서도 마치 고요하고 신비로운 자연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허구의 공간에서 사실처럼 인지하게 되는 감각의 오작동이라니, 묘한 기분이다.

게다가... 이 공간의 인공 조명은 하나, 하나 주기적으로 암전되곤 하는데 그때는 눈앞에 펼쳐지던 이 인위적 공간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게 되어 온전한 감각의 이입을 방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인 척하는 가상의 공간에 감각이 익숙해지기 전에 밀어내는 그런 느낌?

스크린 속의 주인공에게 감정을 이입하다가도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스크린 밖으로 내몰려 거리감을 느끼게 되는, 일종의 소외효과.


 

 

 

 

 

 

 

이 공간이 무척... 좋아서 전시를 다 본 뒤 다시 내려왔었다.

 

 

 

 

 

 

 

 

 

 

 

 

 

 

 

 

 

 

 

 

 

 

 

 

 

 

 

 

 

와이프도 이 공간을 정말 좋아했지.

 

 

 

 

 

 

 

 

 

 

 

 

 

 

 

 

 

 

 

 

 

나도 좋았나보다. 사진 엄청... 찍었네.-_-;;;

 

 

 

 

 

 

 

 

아무리 생각해도... 이렇게 관람객이 없을 전시는 아닌 거 같아.

 

 

 

 

 

 

 

 

 

 

 

 

 

 

 

 

 

 

 

 

 

 

사실... 이 바닥쪽은 아예 촛점도 안잡히고, 수동으로 촛점잡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어두웠는데-내 카메라로는...- 기적적으로 찍혔다.-_-;;;

이 설치 작품은 꼭... 한번 들러서 감상해보시길.






 


1층으로 올라왔다.

 

 

양정욱 <저녁이 돼서야 알게 된 세 명의 동료들> 2013

1층의 전시.

아... 이 작품 정말 단순한 듯 한데...

뭔가 대단히 위안을 얻게 되는 느낌이었어.

흔들리는 그림자와 나즈막한 음악을 들으면,

어쩌면 사람에 따라 눈물이 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더라.

 

 

 

 

 

 

 

 

 

 

 

 

 

 

이제... 2층으로.

 

 

박재성 <여정> 2015

너비 17m 정도의 와이드 스크린에 펼쳐지는 그래픽.

VH어워드 대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러닝 타임은 거의 30분 정도.

 

 

 

 

 

 

 

 

 

 

 

 

 

 

 

 

 

 

 

 

 

 

문준용 <비행> 2017

사실... 문준용 작가는 아버지의 대선 경합 과정에서 적잖은 상처를 받았을 거라 생각된다.

팩트와 악의적 음해가 마구 뒤섞여 나와 같은 일반 대중들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한 진보 언론에서 팩트체크라고 내놓은 사실마저 일부 잘못 검증되었다는 얘기까지 나온 터라 보통 혼란스러운게 아니었지.

하지만... 명백히 악의적 음해를 해댄 국민의당에서 이와 관련해 일말의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건 구역질이 난다.

이렇게 내뱉고나선 '아니면 말고'식의 저열한 네거티브는 기본적으로 그 정보가 사실이냐 아니냐는 전혀 상관없이 의심의 불똥만 떨어뜨려놓는 것이 목적아닌가.

김진태같은 인간이 의원직 상실에 해당되는 2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듯, 일단 내지르고 보자는 식의 더러운 입들은 반드시 단죄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너무... 쓸데없는 말이 길어지는데...

한 작가의 작품을 얘기하기에 앞서 이처럼 본질과 벗어난 얘기를 나와같은 대중들이 풀어놓는 것조차 어쩌면... 문준용 작가에겐 적잖은 스트레스가 될거란 생각도 든다.

 

 

 

 

 

 

 

 

상호 작용에 의해 완성되는 이 작품은,

어딘지 모르게 '미완성'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끔 했다.

 

 

 

 

 

 

 

 

작품의 의도는 매우 분명한데,

작품과 상호작용하여 개인의 경험으로 완성시켜가는 과정의 디테일은 이상하리만치 부족한데다가 작품과의 교감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뭔가 미완성의 상태가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들더군.

 

 

 

 

 

 

 

 

3층의 전시,

박여주 <불안한 여행> 2015.

대단히... 인상적인 작품.

조르조 데키리코(Giorgio De Chirico)의 회화 <불안한 여행>(1913) 속 공간을 재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정말... 온갖 생각이 다 들게 하던데...

머리 속이 도무지 정리되지 않아 적을 수가 없네.ㅎㅎㅎ

 

 

 

 

 

 

 

 

개인적으로는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이어서 한참을 이 공간에 있었다.

 

 

 

 

 

 

 

 

와이프가 '이 나무 재질이 뭐야?'라고 묻길래,

내가 '에쉬우드'라고 말했는데...

나중에 집에 온 와이프가 리프렛을 읽어보더니 '물푸레 나무라는데?'라고 말했다.

ㅎㅎㅎ

에쉬우드가 물푸레나무야...ㅎㅎㅎ

 

 

 

 

 

 

 

 

 

 

 

 

 

 

 

이 공간은 관람자가 개입되어야 확실히 메시지가 명료해지는 것 같다.

 

 

 

 

 

 

 

 

 

 

 

 

 

 

 

 

 

 

 

 

 

 

 

 

 

 

 

 

 

 

 

 

 

 

 

 

아... 관람객 없다고 정말 많이도 찍었다.

 

 

 

 

 

 

 

 

아크릴로 형태를 만든 아치들의 높이가 제각각 모두 다르다.

 

 

 

 

 

 

 

 

진달래 & 박우혁 <패턴 연습> 2017

 

 

 

 

 

 

 

 

이 역시 신선한 느낌의 작품.

물방울 소리 하나하나마다 암전되고 생성되는 전혀 다른 기호, 도형.

 

 

 

 

 

 

 

무척 흥미롭게 본 전시들.

지금도 좀 납득이 안가는 것이... 이 전시가 이렇게 관람객이 없을 전시인가?

아님... 전시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인가?

움...

8월 31일까지이니 한번 가보셔도 좋을 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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