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역 부근의 소바집 '미나미'에서 식사를 한 후,

다시 LG아트센터로 돌아왔다.

시간이 좀 남아서 커피 한잔 하려고 작은 카페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못찾았다.-_-;;;

결국 LG아트센터 건물 바로 옆에 위치한

 

 

 

 

아티제에...

-_-;;;

 

 

 

 

 

 

 

 

그냥 좀 쉬다가 나왔다.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전 대기.

사실 우리 걱정이 좀 많았다.

와이프나 나나 이상하게 상당히 피곤함을 느끼고 있어서 무려 4시간에 이르는 공연 시간 동안 졸지는 않을까?...싶은 걱정이 들었던거지.

이 걱정대로 우린 공연 1~2부 동안 졸음과 사투를 벌인다.ㅎㅎㅎ

그런데 희안하게도 내용을 놓치거나 장면을 놓친 건 또 하나도 없다는게 신기.







* 공연장 내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촬영하지 않았음. 아래 사진은 모두 구글링을 통해 검색된 해외 언론에 보도된 사진임 *

 

 

공연 시작 전,

이 모습들이 공연의 일부인가...? 싶을 정도로 여러 스탭들이 무대 위에 서서 커피를 마시며 잡담을 하거나 관객석을 향해 스마트폰 촬영을 하고 있다.

심지어 배우 중 한명은 관객을 향해 절을 하기도. 으잉?


 

 

 

 

 

 

 

공연은 네델란드어로 진행되고 상단의 스크린에 자막이 표기 된다.

1~2부 1시간 40분(실제 1시간 44분), 휴식시간 20분에 3~4부는 2시간!(실제 2시간 5분)

총 네시간이 넘는 공연.

네시간동안 자막을 읽는다는 것이 고역일 수 있는데-대사가 쉴새없이 전개되므로- 이상하게 그닥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연극 무대는 아마 한동안 기억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무대 위 구석구석을 비추는 카메라와 이를 즉각적으로 반영해 보여주는 다수의 프로젝터, 무대의 좌측에서 우측끝까지를 가득 메우는 멀티 채널 프로젝터와 와이드 스크린(3부), 와이프 말대로 무대의 곁가지가 아닌 분명한 미장센으로 기능하는 음악 세션들.



 

 

 

 

 

 

특히... 극의 말미 즈음에 등장하는 하워드 로크의 공공임대주택 폭파씬은 엄청난 시각적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연극의 내용 자체는 대단히 논쟁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연극이 보여준 예술적 성취는 대단하다.

특히 3~4부는 2시간이 살짝 넘는 공연 시간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더라.




+

이 연극은 구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아인 랜드(Ayn Land)의 철학적 소설 <the Fountainhead/파운틴헤드>를 극화한 것인데,

원작 자체가 상당히 논쟁적 요소가 많았던 터라 이 작품이 전하고자하는 대단히 전복적이고 선동적인 메시지에 대해서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호오가 극명하게 갈릴 것 같다. 개인주의와 자유주의를 대단히 선동적이고 극단적으로 설파하는 소설의 특성상, 이 책이 미국 극우꼴통이라 일컬어지는 티파티의 바이블처럼 애전되어오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나같은 정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에겐 비판받을 여지가 다분하다.

게다가 이 소설이 쓰인 시대적 상황, 구소련에서 미국으로 망명한 아인랜드라는 작가의 삶의 배경등을 다 감안하면, 이 소설 속에 등장하는 다분히 작위적인 갈등 요인과 대전제 자체가 지금 시대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공연은 우리가 지향해왔던 이성적 행위, 이타심과 배려심이 사회의 기성 질서를 옹호하는 기생적 삶의 행태라 단언하고, 개인주의야말로 창조적이고 자아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삶의 기준이라고 부르짖는다.

하지만 작품에서 개인적 이기주의를 비난하며 이를 질서있는 사회를 파괴하려는 테러리스트 정도로 몰아가는 극중의 '투히'라는 인물이 개인주의적 주체의식을 가진 하워드 로크의 대척점에 서있다는 것이 편협한 대표성이라고 생각한다.

갈등을 일으키는 사회의 구조를 개인주의와 공동체주의로 나눈 대전제 역시 지나치게 이분화한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뿐아니라 이를 대변하는 주인공들에게도 작가의 편협한 시선이 고스란히 투영되었으니 당연히 난 이 작품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물론 곱씹을 대목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다른 관점의 메시지를 들어보고 판단하는 것은 온전히 관객의 몫.



++
도대체 왜 이런 논쟁적 작품을 무대화한 것이냐,

왜 이런 반이성적 작품을 하필이면 이 시대에 무대화한 것이냐는 비난이 당연히 이보 반 호프 감독에게 쏠렸다.

그런데 그가 인터뷰를 통해 전한 소감은 곱씹을 대목이 있다.

곱씹을 대목이 있을 뿐이지 공감은 힘들지만서도.


 “아인 랜드의 소설이 보수주의자를 대변하는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나치의 홍보물로 이용됐던 바그너 음악의 예술적 가치를 부정하지 않듯 이 작품 역시 예술 자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

극의 주인공은 하워드 로크가 아니라 자신을 파멸시킴으써 저항하는 도미니크 프랭컨과 처음으로 다른 가치를 위해 모든 걸 걸었다가 파멸에 이르는 웨인랜드가 아닐까 싶더라.




++++

지어진 지 오래 되어서이겠지만...

LG아트센터의 좌석은 다소 불편하다.

좌석 간격도 너무 좁아서 좌석을 찾아가 앉을 때 이미 착석한 분들을 헤치며 들어가야하는 것도 힘들고,

2층의 경우 우린 늘 맨 앞자리에 앉는데 바로 뒷좌석의 다리 부분이 정확히 내 머리 위치라 뒷자리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려 공연 몰입을 방해하기도 한다.

이 정도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곳이 거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LG아트센터로 오긴하는데...

어제 우리 뒷자리에 앉은 분들은 정말... 짜증날 정도로 바스락거리더라.



 

+++++

배우 유해진씨도 공연을 보러 오신 듯 하다.

건물 지하 아케이드 남자 화장실 앞에서 우연찮게 배우 유해진씨를 봤다.

어이구...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정중하게 목례를...ㅎㅎㅎ



 

++++++

공연 트레일러 영상.

 

 

어제 본 공연의 배우들과는 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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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유명한 원작인 탓에 영화화도 되었었다. 당연하게도.

1949년 <the Fountainhaed/파운틴헤드>.

주연진이 화려한데 개리 쿠퍼(Gary Cooper)가 하워드 로크 역을, 파트리샤 닐 (Patricia Neal)이 도미니크 프랭컨, 레이먼드 메씨(Raymond Massey)가 게일 웨인랜드, 켄트 스미스(Kent Smith)가 피터 키팅 역을 맡았다.

이 영화의 각색도 아인 랜드(Ayn Land)가 직접 한 걸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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