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 Tears of Belfast'>

Directed by Yann Demange (얀 디맨지)

2014 / 99min / UK
Jack O'Connell (잭 오코넬), Sam Reid (샘 리드), Sean Harris (션 해리스)


먼저,
네이버에 이 영화를 검색하면 어느 블로거분이 영화의 내용을 요약해놓은 글을 볼 수 있는데 정말 이 영화를 보고 쓴 글인가 싶다.
이 영화는 그 블로거가 적은 것처럼 IRA가 영국군에 대항하는 내용을 주요하게 다룬 것이 아니다.
벨파스트에 이제 막 파견된 영국 군인이 적대적 구역 내의 가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동료 부대원들이 성난 군중에 의해 위협을 느껴 황급히 퇴각하는 바람에

혼자 낙오되어버리고, 이후 다시 자신의 부대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_-;;;
그 와중에 낙오된 주인공을 죽이려는 IRA 대원들과 영국군과의 반목과 배신을 담아낸 것이고.
이 영화 정보라곤 그 블로거 글밖에 나오지 않아 영화를 보기도 전에 오해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네.-_-;;;
게다가 영화 속에서 엄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IRA에 발을 담근 청년을 '살인교육을 받은 이'라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적었던데...

도대체 무슨 영화를 보고 글을 써놓은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이 영화에 살인교육따위는 나오지도 않는다.
오히려 살인의 순간 앞에 놓여진 인간적 고민이 나오면 나왔지.-_-;;;
그리고 일부 영화매체에서도 이 영화를 벨파스트에서 벌어진 유혈사태를 다룬 영화라고 간락하게 소개하던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국 데리(Derry)시에서 벌어진 'Bloody Sunday'는 이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다뤄지지 않는다.

우리가 알고있는 '피의 일요일'은 이 영화의 배경이 된 1971년으로부터 1년 뒤인 1972년 1월 30일에 벌어진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북아일랜드의 일방적인 식민통치 강화를 위한 무리한 정책으로 인해 뿌리깊은,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데리(Derry)시에서 벌어진 비극적 유혈사태가 벌어지기 전의 고조된 갈등과 반목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거다.
그리고 다시 이야기하지만 역사적인 사건 자체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역사적 배경에 휘말린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는 영화라고 보는게 맞다.
이를 방증하듯 영화는 굳이 북아일랜드와 영국의 반목의 역사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차피 영국에서 제작된 영화이니 이 뿌리깊은 반목의 역사는 우리가 일제 강점기에 대해 서로 '이랬느니 저랬느니'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잘 알고 있는 것처럼 그들에게도 그러한 부연 설명은 별 의미가 없을 수 있다.
대신 영화는 실질적인 전쟁 상태에서 그 어느쪽도 옳지 않다는 입장을 드러낸다.
자비따위는 조금도 없는 영국군부, 이와 조금도 다를 바없는 IRA 조직, 그리고 내부의 분열과 배신등

힘겹게 균형을 유지하는 시선을 드러내기보다는 그저 전쟁 중에는 그 어느 쪽도 옳지 않다는 감독의 의식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다.
사실 IRA와 영국군, 특히 SAS와의 대립은 '복수'라는 말은 결코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인데 SAS가 IRA 대원이나 가족을 살해하는 일이 있으면

IRA 대원은 그 SAS 대원의 신상을 파악해 끝까지 추적하여 제거하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단편적 대결 구도의 '복수 코드'를 거세하는 대신 극명한 대립구도를 여럿 묘사해내어 긴장감을 유지한다.
기본적으로는 영국군대와 IRA 분대의 대립이 근간이 되지만, 영국군 내에서도 군복을 입은 군인과 사복 요원, IRA 내에서도 퀸과 보일,

벨파스트 시민 중에서도 강성과 온건파... 등등 영화는 내적으로 대단히 복잡하면서도 분명한 대립 관계를 드러내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통찰의 시선이라기보다는 외지인의 시선이 도드라진 영화의 성격은 프랑스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자란 얀 디멘지 감독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다고 말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외지인의 시선을 바탕으로 아픈 역사 속에 덩그러니 뚝 떨어진 한 영국군인의 숨가쁜 모습을

현실적으로 담아내면서 전쟁터에서 개인이 느낄 수 있는 극한의 공포감과 두려움을 극대화시켰다.
그리고 그 덕분에 영화는 상당한 긴장감을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상업적인 재미까지 완벽하게 달성한 듯 하고.

이러한 긴장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촬영감독 Tat Radcliffe (탯 레드클리프)의 효과적인 카메라워크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영국군의 호위를 받는 아일랜드 경찰이 가택수색을 빌미로(숨겨놓은 무기를 내놓으라고) 주민에게 가하는 무차별적 폭력을 보고 군중들이

격렬하게 항의하자 이를 제지하던 영국군이 위협을 느끼고 황급히 철수하는 과정의 격렬한 호흡을 표현한 카메라워크는 대단히 인상적이다.
폴 그린그래스(Paul Greengrass)의 <Bloody Sunday/블러디 선데이>가 다큐적 시선으로 카메라를 들이댔다면

이 영화는 군종 속에서 매우 타이트하게 소요와 인물들을 클로즈업하여 원초적이고 감정적인 카메라 워크를 보여준다.

과연 우리나라에선 언제 개봉이 될까...싶지만,
개봉이 된다면 영화관에서 다시봐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드는 영화.


*
아일랜드와 영국의 반목을 다룬 영화로는 위에서 언급한

폴 그린그래스(Paul Greengrass) 감독의 <Bloody Sunday/블러디 선데이>를 비롯,

짐 쉐리던(Jim Sheridan)의 <In the Name of Father/아버지의 이름으로>(1993),

켄 로치(Ken Loach) 감독의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보리밭을 흔드는 바람>(2006),

닐 조단(Neil Jordan) 감독의 <Michael Collins/마이클 콜린스>(1996)과 <the Crying Game/크라잉게임>(1992), 

알란 J 파큘라(Alan J. Pakula) 감독의 <the Devil's Own/데블즈 오운>(1997),

테리 조지(Terry George) 감독의 <Some Mother's Son/어느 어머니의 아들>(1996),

스티브 맥퀸(Steve McQueen) 감독의 <Hunger/헝거>(2008),

마이클 앤더슨(Michael Anderson) 감독의 <Shake Hands with the Devil/지옥에서 악수하라>(1959) ...

그리고 조금 생뚱맞긴 하지만 내 좋아하는 안드레아 리즈보로우가 나오는 <Shadow Dancer/샤도우 댄서>(2012)...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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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IRA에 관한 이야기는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마스터 키튼>에도 종종... 나온다.
키튼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SAS 교관 출신이었기 때문인지 은근 IRA 관련 에피소드가 상당히 심도깊게 다뤄지기도 한다.
위선의 유니언잭에 대한 간략한 내용도 나오고.

 

개인적으로 무척 재밌게 읽은 만화책이어서 집에 전권 모두... 갖고 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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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아닌가...싶긴 한데,
군복을 입은 이들은 결코 부당한 행위를 하지 않는다.
사복을 입은 영국 오피서들은 잔혹하기 짝이 없으나 영국군인들은 지나칠 정도로 도덕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것다는 느낌이 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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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잭 오코넬은 정말 훈훈하더라.-_-;;;
단순히 근육만 키운 벌크업 머슬맨이라는 느낌보다 단단하고 날렵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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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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