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ge of Tomorrow/엣지 오브 투모로우]

Directed by Doug Liman

2014 / 113min / US
Tom Cruise (톰 크루즈), Emily Blunt (에밀리 블런트), Bill Paxton (빌 팩스턴), Brendan Gleeson (브렌든 글리슨)

토요일에 aipharos님, 아들과 함께 잠깐 백화점에 들렀습니다.
아들 운동화가 낡아서 하나 개비해주려고 들른 것인데 어찌어찌하다보니 VANS(반스)의 신발을 보게 되었어요.
아들의 VANS 신발을 하나 구입하고는, aipharos님에게 뉴에라(NEW ERA)의 모자 하나를 선물했습니다.ㅎ
그러다... A랜드에 들러 아들에게 여름 옷은 이게 마지막...이라고 말하면서 Il Principe(일 프린시페)의 티셔츠, Cheap Monday(칩 먼데이)의 바지까지 사주게 되었습니다.

본의아니게 돈도 없는데 돈이 막... 나갔죠.
백화점들렀다가 친구만나러 간다던 아들은 너무 늦어져서인지 친구들 만나러 가지 않고 그냥 있겠다더군요.
그래서... 마침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5층에 위치한 CGV에서 이 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를 상영하고 있길래 보겠냐고 물어봤더니 좋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세식구 함께 봤습니다.
처음으로 4DX 3D 관에서 봤어요.
요즘 메가박스(Megabox)에 꽂혀서 CGV와는 작별을 고했는데 간만에 들르는 CGV였습니다.
4DX는 처음이었는데... 음...-_-;;;
이게 영...
그냥 놀이공원의 Dynamic Theater(다이내믹 씨어터)같은 느낌이더군요.
그런데 나이먹고 앉아보니 처음엔 도무지 적응이 안됐습니다. 울렁거리기까지 하더군요. 우하하!!!
속으로 '어? 여기서 끝까지 볼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있었는데 그것도 잠시... 금새 적응되더군요. 아무렇지도 않더라구요.
but... 다시는 4DX 관에서 영화를 볼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온전히 영화에 집중하고 싶은데 의자가 난리를 치니 짜증이 나더라구요.
게다가 수증기가 분사되곤 하는데 아 진짜... 그닥 유쾌하지 않았습니다.ㅎㅎㅎ
4DX와 이 영화의 궁합이 최고라는 분들도 계시던데 전 아니었어요. 네, 다... 제가 연식이 오래 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3D 효과가 정말... 미약합니다.
다시한번 느끼지만 메가박스의 3D가 훨씬 선명하고 또렷해요. CGV의 3D는 주변부 블러가 너무 심하고 전체적으로 화면톤이 너무 어두워요.

아이맥스가 진리라는 분들도 많으시지만... 사실 전 아이맥스도 그닥...

하지만 영화는 기대한 것만큼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더 아쉬운거에요. 아... 메가박스에서 3D ATMOS로 볼 걸! 하는... 그런 후회가 들었던거죠.

이 영화를 보면 여러가지 영화들이 떠오릅니다.
주인공이 인지하는 가운데 하루가 계속 반복되는 건 <사랑의 블랙홀/Groundhog Day>나 <Retroactive/레트로액티브>같은 영화에서도 볼 수 있었던 소재구요. 

정체 불명의 외계인들이 침공해오는 것은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수도없이 볼 수 있었습니다.
지구 연합군이 미믹...이라는 외계 종족에 대항하기 위해 사용하는 엑소슈트는 누가봐도 <매트릭스/Matrix>에 나오는 중장갑이고,

<District 9/디스트릭트 9>에 나오는 외계 무장 아머에요. 그리고... 미믹과 엑소슈트를 착용한 지구 병사와의 접전은 <매트릭스>의 센티널과의 전투씬과 매우... 흡사합니다.
지구 연합군이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는 장면은 2차 대전의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연상하게 하고 지구 연합군이 대규모 반격을 할 수 있게된 계기가 된 전투가

베르됭...전투였다는 점은 1차 대전의 인용이기도 해요. 실제로 1차 대전에서 전세가 뒤바뀐 것은 베르됭 전투였죠.
그리고... 하나의 정신이 종족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는 관점 역시 우리가 SF물을 통해 종종 접해왔던 익숙한 클리셰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의 버즈(Buz)가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도 나옵니다.

물론... 그 애니메이션에선 모두의 정신이 하나로 이어져있는거지 모태가 다른 동족의 정신을 지배하는 종속 관계는 아니지만 말이죠.
아무튼... 각개 격파로 외계인을 물리치기 거의 힘들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SF물에선

소수의 영웅이 적의 코어(CORE)를 제압함으로 일순간에 전황을 바꿔버린다는 설정을 선호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게 불가능하다면 하루아침에 수세에 몰리던 전세를 역전시킬 방법이 없거든요.

이렇게 익숙한 소재들을 이야기하다보니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수많은 영화들을 통해 우리가 봐왔던 익숙한 소재들의 변주곡일 뿐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익숙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를 들고 관객에게 어필을 하기 위해서는면 변주곡의 리듬과 악곡의 구성이 정말 중요하겠죠?
더그 라이만(Doug Liman) 감독은 바로 그걸 제대로 해냅니다.
그 덕분에 이 뻔하디 뻔할 수 있는 영화는 놀라운 생명력을 얻고 러닝타임 내내 관객의 흥미를 잃지 않는거죠.
그 밸런스가 정말 절묘했다고 느낄 수 있는 것은, 이 영화가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반복되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점차 발전하여

타인의 죽음을 지속적으로 목도하는 것에 대한 엄숙함으로 자연스럽게 감정이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반복되는 주인공의 죽음과 리셋의 과정이 상당히 코믹하게 묘사되기도 합니다만 뒤로 갈수록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엄숙함의 무게가

대단히 켜켜히 쌓여가면서 나뿐만 아니라 타인의 죽음에 대한 엄숙함이 주인공의 심리를 지배하고 앞으로 주인공이 취할 행동에 아주 자연스러운 동기를 부여하게 되는거죠.
대단히 영리하면서도 현명한 연출이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톰 크루즈와 에밀리 블런트의 앙상블은 상당히 좋습니다.
톰크루즈의 매력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에밀리 블런트의 매력도 익히 알고 있다고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 둘의 매력은 보통이 아니더군요.
그런 매력을 지닌 주인공들이 견고한 스토리를 따라가다보니 둘의 로맨스 라인도 상당히 두드러집니다.
이게 뻔한 로맨스 영화의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서로의 진심을 확인해가며 내밀하면서도 아주 농밀한 감정이 축조되는 탓에

이 둘 사이에 그 흔한 제대로 된 키스씬 한번 없음에도 로맨스가 대단히 부각됩니다.

아무튼 상당히 재밌게 봤어요.
아울러 톰 크루즈의 영화 고르는 혜안에도 다시한번 놀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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