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Lost and Safe] - Books,the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작과 같은 신선함은 분명히 덜 하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2005년작은 여전히 매혹적입니다. 음악이라기보다는 책상에 앉아 가볍게 소품을 정리하면서

흥얼거리는 것이 다인 것 같은 이들의 음악들은 분명히 곡의 내러티브가 존재함에도 그 존재감보다는

모두가 잘게 쪼개어진 분절음처럼 다가오는 느낌이 생경한 음악입니다. 언제나 그렇게 느껴지니까요.
전형적인 뉴욕의 탈근대성 무브먼트와도 일맥상통하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닉자무토와 폴 드 종의 어쿠스틱 악기에 대한 열정과

이를 디지털라이징으로 재구축 하면서 축조되는 현대적 이미지가 아직도 유효한 모양입니다.

 

 

 

 

 

22. [The 12 Songs] - Evens,the
이안 멕케이란 이름만으로도 벌써 5할은 따고 들어가는 The Evens.
이들의 음악은 Fugazi의 명성과는 아주 무관하게도 도리어 몇몇 Surf Rock의 선율과 String Driven Thing등의

포크 그룹들과 그 맥락이 닿아 있습니다.
이안 멕케이가 심심풀이 땅콩으로 만든 음악이라고 보기엔 the Evens의 음악은 한곡 한곡 전혀 만만하게 넘어갈 만한 곡이 없습니다.
군데 군데 Fugazi나 Minor Threat등의 기운들이 베어나오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모던 포크의 연장선 상에 있는 이 음반은 2005년 주목할 만한 음반임이 분명합니다.

 

 

 

 

 

 

23. [EP] - Fiery Furnaces
피치포크의 이상한... 정말 골때리는 필자 한 명은 세상을 두가지의 이분법적 사고로 나누고 있더군요.

Fiery Furnace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좀 거시기할 정도로 과장된 표현인 것 같네요. Fiery Furnaces가 워낙 엄청난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만큼 반박도 많았어요.

뭐 이런 건 철저히 유명세 덕이라고 봐야겠지만 말이죠.

어째... [Rehearsing My Choir]보다 [EP]가 더 시끄러웠던것 같지만,

전 이들의 2003년작인 [Gallowsbird's Bark]만큼의 쇼크 음반은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니... 이들도 다소 답답하긴 할 거에요. 첫 음반에서 모조리 보여줄 걸 다 보여준 후

높아질 대로 높아진 기대에 부응하는 것... 이것만한 부담도 없지 않을까요.
물론 어디선가 본 인터뷰에서 Eleanor는 그런 부담감에서 자유롭다고 얘기한 걸 본 기억이 나긴 하지만요.

 

 

 

 

 

 

24. [10th Avenue Freakout] - Fog
코너 오베스트나 벡...같은 뮤지션 만큼의 인지도는 아니지만, 전 개인적으로 앤드류  보더의 재능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답니다.

물론 그의 음반은 언제나 그리 썩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Ninja Tune에서 발표한 석장의 음반 모두

2003년작 [Ether Teeth]외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구요.
트립합의 리듬 위에 구축된 앤드류 보더의 음악 건축은 대단히 주관적이고 내향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여느 뮤지션들이 결국에는 대중을 향해 발산하는 극적 구조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Fog의 앤드류 보더는 이를 점점 자신만의 세계로 극도로 가둬갑니다.
멀티 인스트루멘털리스트인 자신이 짜놓은 영역 안에서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계획 된 대로 삐걱거리는 감성마저 모두 계획된 느낌이 들어요.
어쩌면 그래서 앤드류 보더는 저평가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게다가 그의 음악을 둘러싸고 있는 팩터들은 대단히 불균질하다는 느낌도 들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앤드류 보더의 음악을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그의 무덤덤한 보이스도 좋구요. 그리고 천천히 잠식당하는 감정의 옭죄임도 즐길 만하구요.

 

 

 

 

 

 

25. [Oceans Apart] - Go-Betweens,the
- 호주 출신의 뉴웨이브 그룹. 아마 저와 비슷한 나이이신 분들 중 팝송을 열심히 들었던 분들이라면 이들의 그룹명이 절대로 낯설지 않을 거에요.
그리고 당연히... 이들이 그들과 같은 그룹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실 것이구요.
89년에 해체하여 2000년에 데뷔작이자 제법 둔중한 충격을 주었던 [The Friends of Rachel Worth] 이후 세번째 음반입니다.
여전히 Robert Forster가 이끌고 있구요. 2006년 신보도 나왔던데, 전 아직 듣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앞으로도 좋은 음악 기대합니다. 화이링~

 

 

 

 

 

 

26. [Demon Days] - Gorillaz
결성부터 무지하게 시끄러웠던 고릴라즈.
[탱크걸]의 작가로 알려진 제이미 휴렛에 치보 마토의 미호 하토리, Dan the Automator의 나카무라

(그는 뉴욕을 근거로 활동하고 있는 저명한 힙합 프로듀셔입니다),

탐 탐 클럽의 티나 웨이머스, 이젠 전설 속으로 묻혀가는(해체한 건 아니라도) Blur의 데이먼 앨번...

이 놀라운 멤버들(몇명 빠졌지만 양해바람)이 모여서 발매한 음반이니 당연히 기대를 한 몸에 받지 않을 수가 없겠죠.
덕분에 이들의 음악은 국적 불명, 장르 불문의 복합 구성물이 되어 버렸습니다.
아무래도 Dave Albarn의 음악적 영향과 댄 나카무라의 믹싱이 주도적으로 드러나는 느낌은 강하지만 말이죠.

 (이건 딱 제 취향이란 뜻과 일치하는 말입니다)
혹자는 이들에게 실망하는 경우도 많지만, 전 정말 딱~ 입니다.

반복적인 프레이즈와 Blur의 음반들에게서 느꼈던 뉴웨이브와 브릿팝의 진득한 냄새까지.
거기에 적당한 힙합 비트. 전 딱 좋았답니다.

 

 

 

 

 

 

27. [Stars of CCTV] - Hard-Fi
이 음반이 50선에 올라가다뉘... 어이없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싶지만...
전 정말로 이 음반을 많이 들었습니다. 글쎄요... 뭐라고 할까여. 제가 Marion등의 그룹을 좋아하던 딱 그 시절...

90년대 중후반의 브릿팝 씬의 냄새가 폴폴 올라와서 그럴까요. 영국 미들섹스 출신의 4인조 그룹인 Hard-Fi의 고개를 끄덕이며

장단을 맞출 정도의 비트와 영국 록 특유의 쉴새 없는 코러스 라인이 인상적입니다.
음악적으로 진일보하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음악은 결코 아니지만 아주 오랫동안 제 리스트에 올라와 있던 음반.

 

 

 

 

 

 

28. [Outside Closer] - Hood
제게 2005년 최고의 음반이 뭐였냐고 물어본다면 전 단연코 영국 출신의 포스트-록 그룹인 Hood를 꼽습니다.

물론... 그 어느 매체에서도 이 음반을 크게 주목하진 않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제겐 정말 2005년 최고의 음반이었습니다.
제가 오래도록 딱... 원하고 있던 음악 그 자체였으니까요.
미디움 비트의 반복, 그리고 인디 일렉트로닉의 감성에 멜로트론을 연상케 하는 스트링 이펙트, 무미건조한 듯한 보이스.

그리고 단번에 살짝 흘러넘치듯 적절히 폭주하는 텐션. 정말... 딱이었답니다.
무엇보다 두번째 트랙 'Any Hopeful Thoughts Arrive'의 점진적인 구성과 마치 선배 그룹들인 Comus의 음산한 반복 프레이즈를 연상케하는

'End of One Train...' 단번에 필이 꽂히는 전형적인 라디오 버전 수퍼 트랙 'The Lost You'...

뭐 하나 뺄 곡 없는 이들의 음반은 단연코 저의 2005년 베스트 오브 베스트랍니다.
저만큼 Hood의 2005년작을 좋아하시는 분이 계시면 정말 반가울 것 같습니다

 

 

 

 

 

 

 

29. [Oh You're So Silent Jens] - Jens Lekman
머.. 이 음반이 비록 정규음반은 아니지만서두, 이 음반으로 저는 2005년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이상하게도 따악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이 음반들.(물론 그게 캐롤이라는 말은 아니지여) 꼭 크리스마스는 아니더라도 모닥불 피워놓고

모여 앉아서 담소를 나누며 맥주 한 잔 하는 그 분위기가 자꾸 연상되거든요.
스웨디쉬 음악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묘하게도 음악에서도 그들의 따스함 속에 묻어 나는 차가운 공기의 여운들이 고스란히 느껴진 답니다.
이 음반... 다 좋아요. 별 다섯개를 다 줘도 모자르죠.
'Rocky Dennis Farewell Song'에 이르면 얄미울 정도로 감칠맛나는 편곡이 넘 사랑스럽구요,

하지만 이 음반의 진짜 백미는 바로 열두번째 트랙인 'A Sweet Summers Night On Hammer Hill'입니다.

그 막장의 분위기란... 분위기가 무르 익을 대로 무르익은 바의 한 가운데에서 음악을 듣는 듯한 그 느낌 말입니다.

 

 

 

 

 

 

30. [Jesu] - Jesu
Justin K. Broadrick은 한마디로 난 인물이죠. Godflesh, Nampalm Death와 같은 굵은 족적을 남긴 메탈 음악을 주도하더니,

이후엔 케빈 마틴과 GoD라는 하드코어 펑크(실험성이 강한)를 시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는 Techno Animal에서 다크 앰비언트 구현해내고 있지요.

결국 Justin K. Broadrick은 진정한 진화형 뮤지션임이 분명합니다.
그의 음악들은 결코 제 자리에 있지 않아요. 게다가 시대적 요구를 거부하지 않습니다.
머리가 굳어가는 뮤지션에게 이것이 과연 쉬운 일일까?하는 생각이 들면 대단하지 않나 싶습니다. [Jesu]는 그가 전곡을 작/편곡했습니다.

이 음반엔 Techno Animal의 다크 앰비언트적 성향과 Napalm Death 시절의 퍼즈톤이 슬로우코어의 느낌으로 변주되면서,

다분히 Explosions in the Sky나 Mono의 음악적 분위기도 종종 발견됩니다.
하여튼 Broadrick이 아니면 구현되기 힘들, 시대적 트렌드에서 핀트가 어긋나 존재하는 이들의 음악은

그 자체의 방향성으로도 평가받을 만 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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