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Thunder, Lightning, Strikes] by The Go! Team
-영국 브리튼 출신의 이 기괴한 그룹은 2004년을 빛낸 정말 보석과도 같은 음반이자, 서브 컬쳐에 대한 진한 애증의 21세기식 헌정 음반이다.
영국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미국적인 팝콘 컬쳐를 연상시키는 듯한 TV의 액션/첩보 스릴 드라마들의 팡파레들이 마구 터져 나오고,

Jackson 5의 멜로디 라인을 듣는 듯한 착각에 빠지는, 복고 바람도 도무지 거부할 수가 없다.
조악한 느낌마저 주는 사운드의 음질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수많은 싸구려 B급 영화와

촌스러운 TV 드라마들의 잔상들은 이 음반을 2004년의빛나는 보석 중 하나로 끌어안고 뒹굴고 싶은 희열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 음반이 단순히 복고주의적 성향의 음반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the Go! Team은 우리 시대의 문화를 이루고 기저를 관통하고 있는 서브컬쳐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을 갖고 이 음반의 사운드들을 창조시켰다.
처음엔 '천박한 문화'라고 얘기되었지만 후에 재평가받았던 '블랙스플레테이션' 이나 싸구려 첩보 영화, 그리고 작위적 이데올로기로 범벅을 한

TV 첩보물들을 시대를 이해하고 정신을 이해하는 '진정'에서 표현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뮤직비디오도 만만치가 않다.-_-;;

The Go! Team - Grip Like a Vice (OFFICIAL VIDEO)

 

 

 

 

 

22. [Venice] by Fennesz-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의 기타리스트 크리스티앙 페네즈.
2002년 오스트리아의 감독 Gustav Deutsch(구스타프 도이치)의 영화 [Film inst] (이 영화는 무성영화 초기 30년 간의 활동사진들에

대한 앤솔로지이다)에 Werner Dafeldecker등과 함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던, 전방위적 멀티 아티스트이다.
청자의 공간을 비타협적으로 장악하는 이 놀라운 앰비언트 사운드. 이 사운드는 아무리 들어도 과거 70년대 독일의 진보 음악 그룹들이었던

Neu!나 CAN을 떠올리게 하며, 나아가선 모던 록에 있어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명그룹 My Bloody Valentine을 떠올리게 한다.
음반의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점차 70년대의 독일 아방가르드 록 그룹인 Faust와 의 음악적 교집합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렇듯 이 음반은 과거의 진보 음악 그룹들의 내러티브를 그대로 계승한 느낌을 주지만, 결코 수구적이거나 수동적인 음반이 아니다.
크리스티앙 페네즈는 과거에서부터 내려져 온 음악적 내러티브를 노이즈와 앰비언트 사운드를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이라기보단

재구축하는 과정을 수행했으며, 그 결과 이 걸작 음반 [Venice]는 한 척의 배가 유유히 강물을 흘러

드넓은 열린 음악의 세계로 접어드는 음악적 희열을 이룩하고 있다. 한 번 들어선 그 진가를 알기 힘든, 결코 Tray에서 빼지 말고 들어볼 것.

 

 

 

 

 

 

23. [Nouvelle Vague] by Nouvelle Vague
-Joy Division, Depeche Mode, Tuxedomoon, the Clash, Public Image Ltd.,
Dead Kennedys, Sister of Mercy, XTC, the Cure, Killing Joke, the Undertones 등... 이 그룹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는 분...?
물론 공통점이 없다. 다만, 이 들의 곡들이 단 한장의 음반에 깡그리 재해석되어 들어가 있다는 점을 빼면 말이다.
거의 모든 그룹들이 영국의 1978~1981년 사이의 그룹들이라는 것도 독특하지만, 이들이 이 음반을 통해 재해석한 곡들의

면면은 입이 벌어질 정도로 흥미롭다. 음악적 완성도를 따지기 이전에 이렇듯 완벽하게 새로운 음악으로 재창조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 모든 곡들을 보사노바 스타일로 모조리 재구성했으며 거기에 프랑스의 샹송을 듣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나긋나긋하면서도

때론 격한 감정으로(격한 감정마저도 우아한!) 풀어놓는 보컬리스트의 보이스도 매우 사랑스럽다.
이러한 라운지 음악을 자주 들으면 느끼하고 지겨울 법도 한데, 어쩌다 들으면 하루 종일 입에서 흥얼거리게 되는 중독성도 만만치 않은 듯 하다.
누벨 바그...라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영화사의 커다란 획을 그은 일종의 사조를 그대로 인용한 건 욕심을 좀 부렸다는 느낌도 들지만...
*
PIL의 곡을 리메이크한 <(This Is Not)A Love Song>은 필청의 곡!
원곡은 울나라 박진영도 샘플링으로 이용한 적이 있음. 어우...

 

 

 

 

 

 

24. [Franz Ferdinand] by Franz Ferdinand
-자... 여기 The Arcade Fire와 함께 작년 록 음악 씬을 평정한 겁없는 신인이 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이 4인조 그룹은 평단과 대중의 완벽한 만장일치 Two Thumbs Up! 으로 작년 한해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원래 Franz Ferdinand는 19세기 후반 합스부르크 왕가의 황태자를 지칭한다.
오스트리아-헝가리계의 황태자(대공)였던 프란츠 페르디난드는 전세계를 누비며 돌아다니며 사냥을 즐기며 사냥 전리품,

동물 박제 트로피를 모아댄(그가 평생 죽인 동물이 무려 30만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사냥광이었다.
프라하에서 유명한 Zamek Konopiste(꼬노피슈체 성)의 소유자이기도 했던 그는 세르비아의 사라예보에 갔다가

보스니아의 청년에 의해 암살되어 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는데 직접적인 동기가 된 비운의 인물이기도 하다.
과연 이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우 출신의 4인조 그룹이 프란츠 페르니난드의 이름을 아무 의미도 없이 빌어썼을까?
화려한 싱글 을 들어보면 그 대답을 알 수 있다.
the Strokes, the White Stripes를 잇는 네오 거라지 록의 보배.

 

Franz Ferdinand - Michael (Official Video)

 

 

Franz Ferdinand - This Fire (Official Video)

 

 

 

 

 

 

25. [Dios] by Dios
-난 이 그룹이 정말 좋다.
이렇게 촌스러운 표현만큼 이 그룹에게 잘 어울리는 것도 없을 지 모른다.
앨범 커버를 보면, 한없는 감상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이제 막 지평선 너머로
떠오른 태양만이 빛나는 이 한없이 화사하면서도 고즈넉한 커버의 이미지처럼, 이들의 음악도 보석처럼 빛난다.
첫곡 의 소탈한 사운드부터 마지막 곡 의 낭만적인 마무리까지, 이 음반은 소박한 록 사운드로 가득하다.
무엇 하나 새로울 게 없는 음악들이지만, 무엇이 제대로 만들어내는 그룹 사운드인지 절절하게 느껴질 정도로 좋은 곡들로 가득 차 있다.
케빈 모랄레스와 조엘 모랄레스 형제가 이끄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이 그룹의 밝은 미래를 기쁜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그리고 첫곡 는 필청의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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