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옹호하는 가족 지상 주의는 다분히 이데올로기적이다.
그렇다고 이런 소재를 차용하는 컨텐츠들을 다 싸잡아 다분히 '정치적'이다라고 말하는 것도 무리다.
좋건 싫건 가족 이데올로기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게 지금의 현실이니까.

그런 이유에서 몇몇 잡지의 소위 영화 기자라는 사람들이 [the Incredibles]에 내린 평가는 부당하다.
Brad Bird 감독의 언더 라인은 고사하고, 이 애니메이션이 Pixar의 로드맵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망각한 채

그저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수퍼 히어로'라는 이유로 폄하하는 것은 진정 부당하다.

다른 건 다 차치하고서라도...
이 영화에서 보여준 놀라운 기술적 완성도는

얼마전 감탄하면서 보았던 일본의 Tune Shading 기법의 애니메이션 [Apple Seed 2004 the Movie]를 한없이 초라하게 만들 정도의 수준이었다.
꼬마 대쉬가 바람을 가르며 달려가는 놀라운 장면은 수십번 반복해서 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속도감을 선사하고 있고, 수없이 많은 장면에서

정교하게 짜여진 액션씬의 연출은 그야말로 거의 모든 실사 영화들을 민망하게 만들 정도로 강력한 사실감과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Pixar가 여지껏 해오지 못했던 것을 위해 Brad Bird를 부른 만큼, 그리고 그들이 곧 2005년엔 Disney와 결별할 것이 뻔히 예상되는 바,

Brad Bird는 기술적인 완성도에 수퍼 히어로 가족이 갖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과 천재의 범재화 또는 박제화에 대한 에피소드를 잘 곁들여 감싸 안고 있다.
물론 그 시선은 지극히 모호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수퍼 히어로 가족들이 현실로 내몰려 스스로의 능력들을 감추고 살아가야 하는 처연함,

그리고 그 처연함 속에서 잃지 않는 일말의 희망은 나름대로 촘촘한 이야기 구조를 갖고 극의 결말을 위해 거미집을 만든다.

악역의 '신드롬'이 인크레더블에게 내뱉는 말이 있다.
'난 재미를 좀 본 후면, 내가 발명한 것들을 팔아 치울 거야. 그럼 사람들이 모두 수퍼 히어로가 되겠지.
모두가 수퍼히어로가 된다면? 모두가 평범해질 뿐이겠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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